유즈가 솔직하게 꼬인 성격을 가지고 있고. 자기 타협도 잘 할 거 같다고 생각해서. (후회할 짓이라는 걸 은연 중에 알아도 ... 할 거 같은 거지.) 능력은 좋지만 소심해서, 자기 할 말 다 하는 유즈가 부러워 대단해 나도 너처럼 되고 싶어.. 하는 걸 표현하는 샬럿을 보면서 자기 위안 삼고 + 자존감의 기준으로 삼으면서 살았지만.
샬럿이 아카데미에서 린을 만나고, 린이 졸업하고 아발론으로 다시 가고. 린이 로드에게 샬롯이란 친구의 이름을 말하고, 미하일이 린의 친구 말씀이십니까? 하면서 기사로서 영입을 할 것인가에 관한 조언에 첨언하고. 그렇게 아발론으로 오게 된 샬럿이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거치는데.
그 무렵에 유즈는 자신의 이상과 현실, 고강도의 업무, 강자와 약자. 엘프도 사람이기 때문에 일어나는 사회적 일에 괴로워하고 아카데미 무렵보다 더 삐뚤어져 있을 거 같음. 자기 자신에 관해서 나아지려고 해도 쉽지 않고. 애초에 유즈는 천재는 아니었으니까. 그저 조무랭이 학자고. 공무원이고. 업무자고.
그러다가 업무 차에 엘펜하임에 오게 된 샬럿이랑 유즈가 만난 거지. 정확하게 샬럿이 일로 오고서, 이제 유즈 집을 알고 있으니까 찾아온 거고. 거긴 언제나 추울 거 같으니까. 꽁꽁 얼어 붙어서, 집 문 구석에 콕 앉아있는 샬럿 보고. 유즈는 놀라고서 달려갔겠지. 멀리서부터 샬롯인 줄은 알았을 거야. 왜 이러고 있어! 이 정도 손 온도면 얼어죽어도 이상하지 않은데! 고함 지르는 유즈와 그거에 은은한 미소 지으고 살짝 찡그린 얼굴한 샬럿. 여린 맘에 고함 소리에 맘 상할 수 있지만. 배려심이 더 앞서서 찡그리는 걸로만 그치고.
안으로 들어와. 하고서 따듯한 집 안으로 데려고요. 둘은 이제 이야기의 밤을 가지겠지. 유즈라고 해도 ... 기본적으로 친애가 있기 때문에 ... 샬럿을 못되게 대하지 않고 잘 해줌. 둘은 아주 잘 이야기 하고 있다가...
"저기... 유즈."
"응. 뭐."
"유즈는 ... 전에 나한테 왜 그랬어?"
유즈는 그 말이 정확하게 무슨 뜻인지 몰라서 샬럿을 바라보는데. 샬럿은 유즈 눈을 마주치지 않고 외면하고 있는 거지. 정확하겐 자기가 타준 코코아를 보고 있을 거 같은데. 코코아 잔 매만지면서 샬럿이 말을 덧붙이기 시작함. 유즈는 얌전히 듣고만 있고. 이제까지 자기가 어떻게 아발론에서 살았고, 어떤 좋은 사람을 만난 건지 계속 듣고 있어서. 로드와 기사단, 왕성 내 사람들 이름이 나옴.
"유즈는 나를 꺼려하지도 않았고 답답하다고 하지도 않았지만. 지켜주지도 않았고 같이 힘을 내자고 손을 뻗어주지도 않았잖아. 유즈는 분명 나를 좋은 친구라고 말해줄 수 있고, 그걸 꼭 말로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도록 표현해주기는 해도. 단 한 번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었잖아."
"그런 걸 신경 썼어? 나 참. 그런 것도 성정이 되는 사람이어야 해주지. 나는 그런 거 못 해. 예전에도 안 했고 지금도 못 하고 미래에도 그런 일은 없을 거야."
여기까지는 그냥 서운한 거 말하는 수준으로 그칠 수 있었을 지도 모르고. 샬럿도 유즈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샬럿은 그 대답 듣기 전의 이야기지. 대답을 들은 후에는 단단하게 로드가 한 말을 생각하고서 딱 던질 거 같음.
"소중한 마음은 변명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어. 심지어 어떤 사람은 마음은 상대를 소중하게 여긴다고 해도, 그 사람을 지키기 위한 방법으로 선택한 게 꼭 되려 그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어. ..., 로드가."
"유즈. 나를 소중하게 여겨주는 건 고마웠고 고맙지만. 유즈, 너의 방법은 나를 ... 많이 ... 괴롭게 해."
그때부터는 말하는 거에 물기가 조금 있을 거 같아. 샬럿이. 목소리도 조금 떨리고. 그렇지만 그 목에는 힘이 있어서, 중심만큼은 벗어나지 않고. 유즈는 중간 중간에 "야. 샬롯. 잠깐만." 버릇처럼 사람의 말을 끊으려고 하지만. 유즈가 자신의 방향으로 가려고 하는 것처럼. 이제 휘둘리지 않는 샬럿이 자신의 방향으로 감.
"나, 유즈가 싫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야. 유즈는 그래도 내 소중한 친구니까. 어떻게 생각해도 그랬어. 유즈를 보지 않는 것도 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고, 유즈의 소식을 듣지 못 하는 것도 답답했어. 나만 유즈를 걱정하는 거에 불안하거나 불만이 있는 것도 아니야!"
"그럼 대체 뭘 말하고 싶은 건데!"
"그러지 마! 고함 치지 마! 놀라게 하지 마!"
눈물 후둑 떨어지는 순간이 있다면 바로 그때였을 거라고 생각함. 샬롯 눈물에 약간 움찍하고 탁자 치려던 손도 슬쩍 내려가고. 당황한 거 뻔하게 보이는 표정으로 입술 꽉 깨무는 유즈. 반박하려고 싶고. 아니라고 하고 싶지만. 은연 중에 알았던 것이 있고 그 모든 것이 업보로 돌아올 걸 알고 있었으니. 속으로 이제 때가 됐다... 하는 생각만 있어서 막을 수 없단 걸 암. 막으려는 시도도 막혔다면. 이건 자신의 힘으로 할 수 없는 걸 알아버린 유즈.
"그런 식으로 ... 날 대하지 말아줘."
"나는 유즈가 정말로 좋아. 계속 친한 친구도 있고 싶어, 린도 나와 같은 생각이야."
울면서 하는 말이 아니라 또박또박 제 마음을 제대로 전하고 싶어서. 말을 멈추고 숨을 고르고. 불안한 것처럼 유즈는 시선을 이리저리 옮기고. 샬럿 ... 하고 부르지만. 단호한 손바닥을 보이면서 그 말이 막힘. 내가 진정할 때까지 기다려달라는 것처럼. 단단해지고 있는 샬럿은 자신이 알고 있던 아이가 아니지. 그리고 내 좋을 대로 위안 삼거나 자존감의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되는 사람이라는 걸 이제야 알고.
사람은 후회할 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멈추지 못 해. 왜냐면 너무 먼 일이고 예정된 멸망을 피하기 위해서 그러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면 된다고 생각하지. 하지만 진실은 이래. 예정된 멸망은 피하는 방법 따위는 없고. 그 멸망이 예견되기 전에 피해야 하는 거라고.
"유즈에게 기회를 주고 싶어. 내가 아니더라도 유즈가 다른 사람을 위하는 방법이 선택한 게 진정으로 그 사람을 위하는 방법이면 좋겠어. 유즈가 ..."
당신이 달라지면 좋겠어. 내가 그 말을 해도 좋을까. 마지막에 와서 약간 의기소심해진 투로 고개를 조금씩 숙이고 손등을 바라보는 샬럿.
"... 노력할게."
그리고 꾹 닫고 있던 입에서 나오는 말 한 마디.
"내가 좋은 친구가 못 되서 미안해."
그리고 그건 이별의 말이기도 했고. 샬럿은 자신을 믿지 않았지만 자신을 포기하지도 않았지만. 유즈는 자신을 믿으면서도 자기를 쉽게 포기할 줄 아는 거야. 그래서 알아. 나는 안다고. 나는 당신이 원하는 사람이 되지 못 한다는 걸. 하고서 자신과 주변을 믿지 못 하고 포기해버린 거지.
"미안해. 나 먼저 좀 들어갈게."
하고서 자기 박차고 가기. 오랜 친구와 이별하는 방법. 이제 그건 샬럿이 아니라 유즈가 배워가야 하는 방법이었던 거야.
샬럿은 절대로 이별하지 않을 거지만.
결국 이건 린과 샬럿이 같이 유즈를 찾아와서 린이 한 바탕 반박해가며 싸우고 잘 될 거 같긴 함.
*샬럿 대사 이입 잘 못 했음. 샬럿은 "내가~"가 아니라 "저가~" 스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