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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엘리나 (El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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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rding: 은유된 강간, 성매매, 자살, 그루밍 범죄

     

     

    습관처럼 손가락을 움직인다. 당신은 머리카락을 쓸어 넘긴다. 시선을 방해하는 게 사라진다면 시선은 더 명확해진다. 모두 당신의 행동 하나하나를 쫓는 눈들이다. 고개를 돌려, 그들 중 하나와 시선을 맞춘다. 고요한 미소를 띈 소녀는 말문을 막히게 할 정도로 아름답다.[각주:1]

     

     

    ⓒ 단밤

    엘리나 (Elina)
    나이 성인 / 고등학생
    키/체중 160cm / 가벼움
    생일 7월 2일
    좋아하는 것 흰색 거베라
    싫어하는 것 ???
    테마 색상  #EDC5C5
    테마 물건 콘돔, 개목줄, 붉은 사과, 물거품
    플레이리스트 Nornis - Ray of Hope

     

     

    당신 앞에는 거울이 있다. 거울 앞에서 당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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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소녀다. 또래보다 몸집이 왜소하다. 빨려들어갈 것 같은 눈은 적갈색이다. 머리카락을 자연스럽게 둘 때, 부드러운 분홍색 머리카락이 배꼽까지 내려오고, 앞머리는 보통 길이다.

    피부는 연한 색이다. 살짝 솟아오른 가슴을 가지고 있다. 얇은 허리에 가슴이 강조가 된다. 호리호리한 엉덩이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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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울 속의 소녀는 얌전해보인다.

    단조로운 빨간 머리띠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컨실러로 주금깨를 숨겼다. 약간의 화장으로 화사하게 보인다. 약간 허름하지만 단정한 교복을 입고 있다. 갈색 스타킹이 피부를 가리고 있다. 학교 단화는 깨끗하다.

    당신의 매력으로 사람을 쉽게 유혹할 수 있을 것 같다.

     

     

    당신의 성적은 전반적으로 훌륭하다.

    학업 수행
    과학          A+ 수학          A+ 영어          A+ 역사          A 미술          A 컴퓨터        B+
                     

     

    일반 기술
    속임수     C 춤         S 수영       B+ 운동       B+ 관리       S 정리정돈   S 유혹       S

     

     

     

    1. 성장배경: 고아원의 보호자, 훌륭한 원예가, 숲의 탐험가

    베일리는 어린 시절부터 방임적인 태도로 고아원을 돌봤다. 엘리나에게 있어서 가족은 고아원 아이들이었다. 위태롭고 먹구름이 가득한 곳이지만 가장 안락한 공간이었다. 특히, 엘리나에게 있어서 원예를 알려준 '제니'는 더 특별했다. 꽃 한 송이로 사람을 기쁘게 만들어주는 사람, 그녀는 엘리나의 '보호자'였다. 그러나 영원하지 않았다.

    언제까지 보호만 받고 살 수 없다고 하지만 생각보다 너무 일찍 찾아왔다. 어느 날부터 제니가 보이지 않았다. 고아원 벽에는 제니를 찾는 포스터가 생겨났다. 베일리에게 말을 해봤지만 귀찮다는 듯이 대응하지 않았다. 그렇게 제니는 오늘날에도 고아원에서 찾아볼 수 없다.

    엘리나는 제니가 사라진 후에 '보호자'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사라진 후의 적막을 참을 수 없었던 것이다. 엘리나보다 어린 아이들은 그녀를 잘 따랐지만 그보다 나이가 많은 아이는 적대감(의심)을 가졌다. 단결이 되지 않은 고아원에서 보호자로 산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게 좋아한 고아원 생활이 의무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자신만의 시간이 필요해진 엘리나가 찾기 시작한 것은 숲이었다. 조용하고 평화로움, 그건 엘리나가 그리던 이상적인 풍경이었다. 그렇지만 알다시피, 숲은 위험했다. 동물이 급습하기도 했고 모르는 풀이 곤란에 빠트리고는 했다. 그건 큰 위협이었지만 엘리나가 숲으로 가지 말아야 할 이유까지 되진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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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우상 w. 로빈 

     

    로빈을 잘 알게 된 것은 생각보다 최근이었다. 그 전까지는 고아원의 많은 아이 중 한 명으로 인식했다. 심지어 로빈은 엘리나의 손이 갈 일이 없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가끔은 그가 빠져도 못 알아채고는 했다. 전반적으로 고아원에서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인지 모른다.

    그래서 엘리나는 로빈이 자신을 알고 또 동경하고 있었다는 것에 놀랐다. 기억나는 것이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럴 법도 했다. 로빈이 엘리나를 기억하게 된 계기는 짧고 강렬한 한순간 덕분이니까.

    자신에게 건네는 작은 꽃 한 송이. 엘리나는 바람에 쉽게 쓸려갈 목소리로 말했다. 이 꽃은 거베라야. 꽃말은 희망이라고 하는데, 그 사실이 참 재미있지 않니? 우리는 희망을 거창하게 생각하지만, 희망을 상징하는 이 꽃은 이렇게 작아. 어쩌면 우리는 그것을 너무 멀게 생각했는지도 몰라. 그러니까 더 울지 말고 이 꽃을 받아. 가장 가까이에 있는 희망을 믿어 봐.

    로빈은 그 말이 참 좋았다. 자기 전에 매번 곱씹었다. 그렇게 매일 엘리나에 관해서 생각하는 데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로빈은 그녀가 꾸려가는 작은 희망이 아름다웠고 그것 꽃이라는 형태로 존재했다. 로빈은 종종 엘리나가 만든 화원에서 쉬고는 했다.

     

    2. 학교생활: 성적 우수자, 불량 학생의 놀잇감

    학교 내에서 알려진 성적 우수자이지만 모범생은 아니다. 교사 사이에서는 소란의 중심으로 알려져 있고 학생 사이에서는 —긍정과 부정을 모두 포함해서— 다루기 만만한 상대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불량 학생이라고 불리지는 않는데. 엘리나의 온화한 외관과 상냥한 성격, 사교적인 태도가 관계에 있어서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비록 어두운 교실에서 섹스를 한다거나 알몸으로 교내를 돌아다닌다는 소문도 있지만…. 당장 웃으며 대답하는 얼굴을 보고 있으면 잊게 되는 사실이다.

    한편 그렇기 때문에 엘리나는 불량 학생의 놀잇감이 되고는 한다. 웃는 낮짝으로 다니는 것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하던가. 선생님의 눈총을 받으면서도 수업 중에 화장실에 가는 것은 그 불량 학생을 피하기 위해서다. 화장실에서 마주치면 옷을 빼앗아버리고는 하기 때문이다. 소문은 진실이란 의미다.

    그래도 요즘은 엘리나 나름의 방법으로 불량 학생을 제어할 수 있다. 탐탁찮지만 휘트니 덕분이다.

     

    3. 트라우마: 저주 받은 여자들

    엘리나는 바르고 옳은 것에 대한 집착이 있다. 그리고 자신의 삶은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 폭력의 시작은 지금보다 훨씬 전이었다.

    숲 속에 있는 호수에서 찾은 상아 목걸이, 변칙적으로 찾아오는 블러드 문. 제어가 되지 않는 몸과 그 곳에서 격은 일…. 그건 보통의 사람이 아니라면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환상이라고 치부하면 편한 일이겠지만 그건 엘리나가 겪고 있는 분명한 현실 중에 한 장면이었다. 끔찍하고 공포스러웠다. 블러드 문이 뜬 다음 날은 침대 한 발짝을 움직이지 못 했다.

    몸과 마음은 빠르게 상해갔다. 강렬한 기억을 밀어내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그런 식으로는 트라우마가 지워지지 않는다. 약간의 우울감과 비관적인 사고 방식, 제어 할 수 없는 울음, 끊없는 악몽, 이따끔 빼앗기는 신체는 엘리나를 괴롭히고 있다.

    지금도.


    4. 4000£: 정액받이, 노리개, 육변기, 그렇게 불리게 된 경위에 관해서
    신분증을 빌미로 돈을 요구하는 베일리는 많은 선택지를 제시했다. 직접 일을 알선 받든, 남의 소매를 헐렁하게 만들든, 아니면 남보다 낮은 위치로 몸을 숙이라고. 그리고 엘리나를 바라보면서 그 중 하나는 참 쉽겠다고 말했다. 마냥 순수하지 않은 엘리나는 그 의미를 모르지 않았다. 이미 고아원의 적지 않은 이들이 빚을 갚기 위해서 창관으로 흘러갔다. 엘리나도 자연스럽게 그 쪽의 일올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막상 창관에 가고서 두려움이 생겼다. 어느 정도 망가진 성지식이 문턱까지 오게 만들기는 했지만 자존심이 강한 자신이 남의 아래에 있는 것을 견디지 못 할 걸 알았다. 브라이어는 너같이 겁먹는 경우가 처음은 아니라고 생각의 시간을 줬다. 그리고 그 뒤의 엘리나는 창관에 들어가 본 적이 없었다. 즉, 정액받이, 노리개, 육변기라는 단어가 이름이 되기까지는 많은 일이 있었단 소리다.

     

    처음은 자신이 재배한 꽃과 식재료를 파는 것으로 일수를 내는 것이 가능했다. 그것으로 부족해지자 사무 잡무를 병행하기 시작했다. 그것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참 좋았겠지만. 베일리는 한 주, 한 주 마다 금액을 천천히 올렸다. 숨통이 막히기 시작할 때, 엘리나에게 도움의 손을 건낸 것이 춤 선생님인 찰리였다. 그가 소개해준 지인의 파티에 참석해 적당한 흥을 가져다주는 건, 즐겁고 괜찮았다. 원예사만이 아니라 댄서라는 직업을 가지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 생각할 때, 엘리나는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어버렸다.

    어느 날, 찰리는 무척이나 고민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어느 때와 같이 파티에 관한 일이었다. 엘리나는 무슨 걱정이냐면서 자신이 가겠다고 했다. 찰리는 그들의 파티에서 이상한 소문을 들었다면서 말렸지만, 엘리나는 늘 도움을 준 찰리에게 이번에는 자신이 도움이 되어주고 싶다면서 가겠다고 강경히 말했다. 그리고 엘리나는 그 날 하루로 5000£를 벌었다. 그렇지만 계좌에 찍힌 그 돈을 웃으며 볼 수 없었다. 엘리나는 씻어도 사라지지 않는 정액 냄새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원래부터 몸을 만지는 손이 많았지만 그 날 이후로 더 많아졌다. 비공개 파티라고 하지만 엘리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생기면서 '개인적'으로 찾아오는 사람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그 형태는 엘리나가 기뻐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끌려가고 신음했다. 기절하고 눈을 뜨면 모르는 사람이 몸 위에 있고는 했다. 한 번 빼고는 창관에 간 적이 없는 엘리나가 창녀라는 꼬리표가 붙이 시작했다.

     

    그렇게 살다가 이제는 숨을 쉬는 것도 버거워서 죽으려 한 적도 있지만 베일리든 로빈이든 —정신이 혼미했기에 누가 자신의 이름을 불렀는 지 모르겠지만— 허락해주지 않았다. 깨어났을 때는 정신병원에 있었고 하퍼에게 강한 최면 암시를 받게 됐다. 병원을 떠날 때, 엘리나는 자신의 삶이 제 손에 떠났음을 인정했다.

    강제된 음란한 행위로 인해서 그 불쾌한 명성이 알려지자, 니키가 자신의 모델이 되어달라고 찼아왔다. 예전의 엘리나라면 니키의 손을 잡지 않았겠지만, 모든 것을 포기해버린 현재의 엘리나는 니키의 손을 잡았다. 적어도 제 몸을 마음대로 취하고 돈도 주지 않는 사람에 비해서 훨씬 나았다.그리고 엘리나는 베일리가 옳았다고 인정했다. 셋 중 하나는 쉬운 일이었다.

     

    5.희망의끈: 스톡홀름 증후군

    세상에 신이 있다면 자신을 이렇게 둔 이유가 있으리라고. 사원에서 기도를 하던 엘리나는 원망을 흘려보낼 곳을 찾아 노력했다. 그 결과 자신은 작은 신이라고 믿게 되었다. 그게 얼마나 웃긴 헛소리라는 걸 알지만. 그만큼 엘리나는 그런 식으로 불행의 이유를 찾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는 말이다. 전처럼 바로 삶에 등을 돌리기에는 책임져야 할 것을 외면할 수 없게 됐다. 생각보다 삶에 뿌린 씨가 많았다. 적어도 그것이 제 손이 필요하지 않게 될 정도로 활짝 꽃잎을 피웠을 때까지만 버티자고. 엘리나는 아주 제 목숨보다 남 목숨이 소중하단 소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어떤 식이든— 네가 없으면 난 안 돼 라는 말을 듣는다. 그 말과 행동에 위로를 받는다고 한다면 자신은 얼마나 망가진 사람일까. 엘리나는 늘 잘못된 걸 알면서도 끌어 안는 사람이었기에, 이번에도 기꺼이 그러했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그들을 향한 애증에 관한 것이다.

     

     

    경찰        경찰은 당신을 범죄자로 여긴다. 하지만 체포할 증거가 부족하다.

    고아원    고아원의 분위기는 따듯하다.

    선생님    선생님들은 당신을 나쁜 학생으로 여긴다.

    학생들    학우들은 당신과 함께 있는 걸 동경한다.


       작은 신의 소멸 w. 카일라 

     

    카일라의 학교 사물함에는 작은 사당이 있다. 엘리나, 신의 이름이다.

    카일라와 엘리나가 알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 일이었다. 영어 교실에서 시끄러운 소란이 일어났길래, 카일라를 옹호해주며 도와준 것이 그 일이다. 카일라는 도움을 준 엘리나에게 무척이나 고마워했다. 무척 고마워한 나머지, 좋아하기 시작한 감정을 멈출 줄 모르는 것이 문제지만…. 먼저 다가가지 않는다면 자신에게 신경을 쓰지 않으리라 생각한 엘리나였지만 그것은 큰 오산이었다. 카일라는 주변인을 질투하며 엘리나를 소유하려고 했다. 그에게 빼앗긴 처녀가 증거였다. 고작의 첫 경험에 많은 의미를 두는 편은 아니라고 하지만 엘리나를 임신시키려고 하는 태도는 질리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을 좋아해주는 것은 좋았다. 하지만 정도를 모르고 좋아하는 것은 부담이었다. 그를 피하기 시작하자 카일라는 종종 히스테릭한 면을 보이기 시작했다. 자신을 감시하고, 속옷을 훔치며, 강제로 선물을 안겨주고는 했다. 엘리나는 모르는 사실지만, 그가 준 선물마저 카메라가 달린 인형이었다. 카일라는 넘을 선은 더 남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엘리나를 납치했다. 완벽하게 그의 사랑으로 만들기 위해서. 엘리나는 그 과정을 끔직하게 여겨서 입에 담기도 어려워한다. 그렇지만 그 일로 인해서 확실하게 안 것이 있었다. 카일라, 당신의 사랑에는 '나'를 위하는 마음이 없네요. 그건 배신감이었다.

    하지만 그런 마음을 품든, 말든. 엘리나는 납치를 당한 내내 최면에 시달렸고, 그 영향은 아직도 남아있다. 카일라는 엘리나를 원할 때면 작은 신호탄을 보내면 되는 일이다. 카일라의 작은 신은 그의 손에 의해서 끌어내려진 것이다.


       길들여진 사냥감 w. 에덴 

     

    그 사냥꾼을 처음 만난 지 얼마나 지났나. 어디보자……. 벌써 시간은 6년이나 흘렀다. 그렇다 엘리나는 어린 시절에 에덴과 얼굴을 마주한 적이 있었다. 에덴도, 엘리나도 그저 한 번의 마주침으로 끝나니라 생각한 인연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알다시피 둘은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인연이기도 했다.

    처음 그 둘이 만난 시절부터 이야기를 해본다. 에덴은 어느 때와 같이 사냥을 하기 위해서 숲을 돌아다니고 있었고, 엘리나는 제니가 사라진 무렵이었기에 숲에서 방황을 했다. 그러다 길을 잃었다. 에덴의 총알은 엘리나를 향했다. 귀를 스친 뜨거운 열기. 엘리나의 몸은 굳었고 천천히 다가온 에덴은 원하던 사냥감이 아님을 알게 됐다. 실망은 그렇다치고 다친 사람―그것도 어린 아이―을 치료를 할 필요가 있었기에, 에덴은 엘리나를 그의 집으로 데려갔다. 에덴의 의도는 아니겠지만 엘리나에게 연고를 발라준 것은 제니를 제외하고 그가 두 번째였다. 특별했다.

    아이를 직접 마을까지 데려다주고 어른의 몫을 마쳤다 싶을 때, 에덴은 엘리나에게 마지막 충고를 했다. 숲에 오는 것까지 괜찮지만 자기가 있는 깊은 곳까지는 오지 말라는 말이었다. 호수를 넘어서 온다면 다음에는 네 심장을 뚫을 수 있다는 무서운 말도 했다. 엘리나는 그렇게 큰 상처를 입으면 평생 자신에게 연고를 발라줄까 생각하긴 했지만 그걸 입으로 말하지 않았다. 그땐 덜 외로웠으니 말이다.

    그 뒤로 엘리나는 몇 주 동안 자신에게 생긴 상처를 쓰다듬었다. 귀를 쓰다듬을 때마다 그의 다정한 손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동시에 뜨거운 열기와 그의 충고도 생각났기에, 그 말처럼 제 발로는 '다시는' 깊은 숲에 들어가지 않았다. 그리고 그 말은 남의 발로 인해서 그 깊은 숲에 들어갔다는 소리다.

    원인은 간단했다. 베일리에게 돈을 내지 못 했다. 돈이 없는 엘리나를 빤히 바라봤다. 그러다 방으로 돌아가라는 말을 했다. 4000£라는 돈이 얼마나 큰 지 알아서 한 번은 봐주나 생각했지만, 다음 날 아침에 엘리나는 팔렸다. 내지 못 한 4000£ 금액으로.

    엘리나는 납치되듯 끌려갔다. 꽁꽁 묶인 채로 자신이 어디로 향하는 지 알 수 없었다. 중간에 중저음의 목소리가 의무적으로 거래를 확인하고서 그의 팔에 붙잡혀 옳겨지기까지, 자신이 숲에 들어왔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 했다. 그만큼 혼란스러웠고 상황 파악을 할 여유도 없었던 것이다.

    고로 그의 집에 '다시 한 번' 들어섰을 때야 알았다. 에덴이 자신을 샀고, 에덴은 자신을 기억하지 못 한다는 것을. 그는 폭력적으로 자신의 몸을 취했다. 처녀가 아니라는 것이 오히려 그에게 많은 이점이었던 모양이다. 엘리나는 당신만큼은 내게 이러면 안 된다고 소리쳤다. 마음이 무너지고, 그건 오히려 에덴이 엘리나를 '기르는 일'에 많은 도움을 줬다.

    즉, 이 이야기는 한 마디로 요약되는 것이다. 짐승이든 인간이든, 자신의 것으로 길들이고 싶다면 어릴 때부터 얼굴을 익혀둬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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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원을 찾는 이브 w. 엘리나 

     

    길들이는 것은 쉬웠다. 이미 마음이 지쳐있던 엘리나다. 에덴의 폭력은 트라우마를 자극했고, 스스로 몸을 사리게 만들었다. 그렇게 얌전해진 사냥감에게 한 두번씩 다정함을 보여주면, 엘리나는 에덴을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 법이다. 그는 그저 외로운 사람이야. 언제나 숲 속에만 지내서 사람과 소통하는 법을 모를 뿐이지. 외로움만 달래주면 다정하게 대해줄 것이 분명해.

    그건 분명히 잘못된 생각이었다. 설령, 그가 외로운 사람이 맞고, 소통하는 법을 몰랐기에 그랬다고 해도, 엘리나 자신에게 가한 폭력은 옳지 못 한 것이었다. 아는데, 알고 있는데. 그것보다 다른 것이 마음을 채워버렸다. 길들여져도 너무 잘 길들여진 것이다. +++에덴의 지배도

     

    그렇게 된 이유는 자명했다. 에덴만이 외로웠던 게 아니니까.

    어쨌든 엘리나에게 에덴은 언제나 원하던 다정을 주던 이인 것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변하지 않는 그 가치는 그의 곁에 머물기를 선택하기 어렵지 않게 해줬다. 더군다나, 도망치지 않기를 선택하니 그가 가지고 있던 폭력성은 덜 해졌다. 몸을 겹치는 것이 기꺼워지고 해주는 표현도 늘어나기 시작하면, 엘리나는 이 생활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다만, 고아원에 두고 온 아이들이 없었더라면, 정말 그 숲에서 평생 살 수 있었을 텐데.

     

    엘리나에게는 자신의 생활을 유지 할 이유가 있었다. 자신이 구원을 받기 원한다면, 남도 구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엘리나의 생각―이런 것을 본다면, 엘리나의 천성은 사실 악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인 이상, 반드시 도시의 고아원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돌봐줄 이가 필요한 아이들. 성인이 된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 지를 알려주어야 하니까.

    그런 점에서 엘리나는 에덴과 첫 마찰을 빚을 수 밖에 없었다. "…꼭 그래야겠어? 도시가 뭐가 좋다고 가려는 거지. 여기의 삶을 만족한다고 하지 않았나." "맞아요. 하지만…. 에덴, 제게는 돌아올 곳이 있는 만큼 살아갈 곳도 있어요." "일주일. 아무리 늦어도 일주일 안으로 돌아와."

    감정이 깊어진 것은 엘리나만이 아닌지라. 에덴은 자신의 의견만을 고집할 수 없었다. 두 사람은 서로 만족할 만한 타협을 봤다. 도시의 삶과 숲의 삶. 엘리나는 이중 생활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엘리나는 도시를 살면 살아갈 수록, 삶에 질려하게 됐다. 따라붙는 시선이 싫다. 인간이 아닌 것처럼 여겨지는 것도 싫었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더…. 에덴과 있을 때와 다르게, 언제나 긴장만 하고 살아야 하는 게 싫었다.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어지며, 엘리나는 다시 한 번 도망치고 싶다는 충동을 경험했다.

    언제나 숲은 도피처가 되어줬으며, 이제는 에덴까지 있으니. 실낙원이 된 엘리나에게 있어서 그곳은 새로운 낙원이었다. 다만, 자신이 그리 여기고 싶다고 해도, 그가 그걸 허락하리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에덴은 나의 유일함인데. 그에게도 나는 그럴까? 그에게 유일함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그가 기뻐할 일을 조금 더 한다면….

    낙원에 편입되고 싶어하는 엘리나의 발악이었다.

     

    1. 미치겠다. 저도 공설 미인을 드림주로 삼을 지 몰랐어요. 게임 설정이 이렇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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